468개 키나아제 비교서 FGFR2 94.1% 억제…기존 치료제와 다른 표적 전략
선택적·비가역적 결합 특징…가속승인 경쟁약과 다른 허가 기반
HLB(028300)의 담관암 신약 ‘리픽투(LYRFIGTU·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관심은 ‘승인’에서 약 자체의 경쟁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에는 이미 페미가티닙(Pemazyre), 푸티바티닙(Lytgobi) 등 FGFR2 변이 담관암 치료제가 자리 잡고 있다. 후발주자인 리픽투의 차별점은 FGFR2에 대한 높은 선택성과 비가역적 결합 방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도 쌓였다. 468개 키나아제를 대상으로 경쟁 약물과 동일 조건에서 진행한 직접 비교에서 FGFR2 선택성이 두드러졌고, 기존 FGFR 억제제에 내성을 보인 일부 환자에서도 임상 활성이 나타났다. 개발 단계에서 제시된 차별화 전략은 전임상과 임상 데이터를 통해 구체화됐고, 리픽투는 FDA 승인까지 확보하며 미국 시장 진입을 앞두게 됐다.
FGFR2만 정밀 타격…468개 키나아제서 확인된 선택성
리픽투의 첫 번째 강점은 FGFR2에 대한 높은 선택성이다.
스탠퍼드대 암연구소 리피카 고얄(Lipika Goyal) 박사는 미국 종양학 전문매체 OncLive와의 인터뷰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을 기존 FGFR 억제제와 구분하는 특징으로 FGFR2 선택성과 비가역적 결합 방식을 꼽았다.
전임상 직접 비교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공개된 분석에서는 리라푸그라티닙과 푸티바티닙·페미가티닙 등 FGFR 억제제를 동일한 조건에서 468개 인간 키나아제 및 질환 관련 변이 키나아제에 적용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를 94.1% 억제한 반면 FGFR1·FGFR3·FGFR4 억제율은 모두 75% 미만이었다.
468개 가운데 억제율이 90%를 넘은 키나아제는 FGFR2와 MEK5(92.4%) 두 개였다. 반면 푸티바티닙은 FGFR1~4 모두에서 90% 이상의 억제율을 보였고, 페미가티닙은 FGFR 계열을 포함한 11개 키나아제에서 90%를 웃돌았다. 연구진은 비교 대상 FGFR 억제제 가운데 리라푸그라티닙이 FGFR2에 가장 높은 선택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치료 표적인 FGFR2에 집중하면서 다른 FGFR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것이 설계의 핵심이다. 연구진은 FGFR1 억제가 고인산혈증, FGFR4 억제가 설사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을 선택적 설계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FGFR2 선택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약물 전체의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리라푸그라티닙에서도 안구 독성과 고인산혈증을 비롯한 이상반응이 보고된 만큼 실제 치료에서는 효능과 전체 안전성 프로파일을 함께 살펴야 한다.
비가역적 결합에 내성 변이도 겨냥…ORR 46%
두 번째 강점은 FGFR2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키나아제 영역에 공유결합하도록 설계됐다. 고얄 박사는 한번 표적에 결합하면 억제 작용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일부 내성 변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데이터에서도 이런 특성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Annals of Oncology에 올해 게재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리라푸그라티닙을 투여받은 환자 28명의 순환종양DNA(ctDNA)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12명은 기존 FGFR 억제제 치료에 불응한 환자였다.
리라푸그라티닙은 기존 pan-FGFR 억제제에 임상적 내성을 일으키는 복수의 FGFR2 변이에 활성을 유지했다.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도 임상 활성이 나타났고, 일부 환자의 ctDNA에서는 기존 FGFR2 내성 변이가 사라지는 양상도 관찰됐다.
모든 FGFR 내성을 극복한 것은 아니다. 리라푸그라티닙 치료 과정에서도 새로운 FGFR2 변이와 다른 신호 경로를 통한 우회 내성이 나타났다. 기존 치료제에서 발생한 일부 내성에 대응할 가능성을 보인 동시에 리라푸그라티닙 자체에 대한 새로운 내성 기전도 드러난 것이다.
FDA 승인 근거가 된 ReFocus 임상에서는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고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또는 항암화학·면역요법을 받은 환자 116명을 분석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46%,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11.8개월이었다. 출처: Elevar Therapeutics, 리라푸그라티닙과 기존 FGFR 억제제의 각 임상시험 주요 데이터 비교
선택성 이어 허가 경쟁력까지…리픽투 美 시장 공략 본격화
FDA 승인으로 리픽투는 미국 판매 허가를 확보했다. HLB는 올해 4분기 미국 출시를 목표로 상업화에 나설 예정이다.
후발주자지만 허가 측면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먼저 시장에 진입한 페미가티닙(Pemazyre)과 푸티바티닙(Lytgobi)은 현재 해당 담관암 적응증에 대해 FDA 가속승인 상태다. 두 치료제 모두 임상적 유익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판 후 확증시험 의무가 남아 있다. 반면 지난 23일 허가된 리픽투는 가속승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시장 진입은 늦었지만 허가 이후 추가 확증을 전제로 한 경쟁약들과는 규제 측면에서 출발선이 다르다. 여기에 FGFR2에 대한 높은 선택성과 비가역적 결합이라는 약물 특성도 더해진다. 앞선 연구에서는 기존 FGFR 억제제에 내성을 보인 일부 환자에서도 활성을 나타냈다.
FDA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은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기존 치료 이후 나타나는 내성 변이에 대한 데이터는 향후 치료 영역을 넓힐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리픽투의 미국 진입은 이미 형성된 FGFR2 담관암 시장에 경쟁약 하나가 추가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치료제와 다른 허가 기반에 약물 자체의 차별성까지 더해지면서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아직 미충족 수요가 남아 있는 FGFR2 표적치료 시장의 확대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