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기업까지 방산 진출…한화 UGV 전력화 사업 진입
사족보행로봇도 군 납품 확대…정부, AI 국방로봇 생태계 구축
국내 로봇기업들의 무대가 공장에서 전장으로 넓어지고 있다. 기존 방산기업들이 개발해온 무인지상차량(UGV)이 실증을 넘어 전력화 사업에 진입한 데 이어 사족보행로봇도 군 납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용 로봇을 주력으로 해온 기업까지 방산시장 진출에 나섰다. 국방로봇이 연구개발과 시범운용을 넘어 실제 군 조달로 연결되면서 민간 로봇기업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29일 방산·로봇업계에 따르면 나우로보틱스는 전날 방위산업 관련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계획을 밝혔다.
정관에는 군사용·국방용 로봇 및 부품의 개발·제조·판매를 비롯해 군수용 물자·장비, 로봇의 설치·정비·유지보수·성능개량 관련 사업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임시주총은 오는 11월 4일 열린다.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을 주력으로 해온 나우로보틱스는 자체 로봇 모션제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고 국방 연구개발(R&D)과 군 실증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우로보틱스는 이제 방산 진출을 준비하는 단계지만 앞서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군 납품과 전력화 사업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 UGV 사업자 선정…실증 넘어 전력화 사업으로
가장 앞서 움직이는 분야 중 하나는 UGV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7월 육군과 해병대가 도입을 추진하는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구매사업 기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안한 ‘아리온스멧(Arion-SMET)’을 최종 선정했다.
1차 사업 규모는 496억원이다. 방사청은 당시 올해 3분기 중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2027~2028년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리온스멧은 병력을 대신해 감시·정찰과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지상차량이다. 병력 감소에 대응하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장비로 개발됐다.
이번 사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경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성능확인평가를 마친 뒤 7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국방로봇이 시제품이나 시범운용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군 구매사업으로 넘어간 사례다.
‘로봇개’도 군으로…사족보행로봇 경쟁
사족보행로봇 분야에서도 군 도입 사례가 나오고 있다. 험지 이동이 가능하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감시·정찰이나 대테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 활용이 먼저 시작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현대로템은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의 신속연구개발사업을 통해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을 개발했고, 시제품은 2024년 방위사업청을 통해 육군에 납품됐다.
신속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된 사족보행로봇이 군에 납품된 첫 사례다. 평시와 전시 상황에서 대테러 임무와 감시·정찰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LIG넥스원도 사족보행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4년 미국 로봇기업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군과 보안 분야 등에 활용되는 사족보행로봇 ‘비전60(Vision 60)’을 개발한 업체다.
방위사업청은 다족보행로봇의 후속 국내 구매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관련 보도에 따르면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에 이어 구매계획을 마련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력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관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개발과 실증을 중심으로 진행돼온 국방로봇 경쟁이 군 조달 사업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정부도 판 키운다…AI 국방로봇부터 MRO까지
정부도 AI 국방로봇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방위사업청과 충남도·논산시는 2030년까지 약 500억원을 투입해 AI 국방로봇 분야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기술개발뿐 아니라 시험·실증과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지난 16일 관련 사업 수행기관 모집에 들어갔다. AI 국방로봇 신속 실증·시범개발, 기술 검증 및 시험평가, 사업화·기술이전, 시장 진출과 글로벌 확장, 스타트업 육성 등이 지원 대상이다.
지원 범위는 로봇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군에 들어간 로봇은 정비와 부품 교체, 소프트웨어 관리, 성능개량 등 지속적인 후속지원이 필요하다.
육군은 지난 6월 열린 ‘민·군 협력 육군 MRO 세미나 2026’에서 ‘로봇체계 군 적용·후속군수지원’을 별도 주제로 다뤘다. 첨단장비의 부품 조달과 기술지원에 민간 전문역량을 활용하고 성능개량과 후속군수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국방로봇 보급이 늘어날수록 유지·보수·정비(MRO) 시장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나우로보틱스가 이번 사업목적에 군사용 로봇 제조뿐 아니라 설치·정비·유지보수·성능개량까지 포함한 것도 이와 맞물린다.
다만 기업별 사업 단계는 크게 다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처럼 군 구매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이 있는 반면 시제품 납품과 실증 단계에 있거나 이제 방산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산업용 로봇기업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국방로봇 시장의 선수층은 한층 두꺼워졌다. 실제 군 조달이 본격화될수록 기업 간 기술력과 사업화 역량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