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론 후퇴, 동결 무게
미국 경제지표가 고용과 소비에서 예상보다 약하게 나온 데 이어 물가도 추가 긴축 우려를 덜어주는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 연방준비제도 (Fed) 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 시장의 시선은 당장 경기침체 여부보다 연준의 정책 경로가 ‘ 추가 인상 ’ 에서 ‘ 동결 우위 ’ 로 이동하고 , 향후 고용 · 소비 둔화가 이어질 경우 금리인하 논의까지 열릴 수 있는지에 쏠리고 있다 .
14 일 ( 현지시간 )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7 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감소한 7636 억달러로 집계됐다 .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 6 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로 수정됐다 .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0.2% 증가와 엇갈렸다 . 자동차 · 휘발유 · 건설자재 · 음식서비스를 제외해 국내총생산 (GDP) 내 소비 산정에 활용되는 통제그룹 소매판매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 이는 미국 소비의 기초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계 신호로 해석된다 .
다만 한 달간의 지표 부진만으로 소비의 추세적 위축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 7 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고 , 5~7 월 3 개월 판매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었다 . 7 월 감소에는 휘발유 가격 하락과 6 월 온라인 할인행사 이후 소비 조정 등 일시 요인이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앞서 고용시장도 예상보다 빠른 냉각 신호를 보냈다 . 미국의 7 월 비농업 고용은 2 만 3000 명 감소해 시장이 예상했던 약 8 만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 직전 두 달의 고용 수치도 합계 10 만 3000 명 하향 조정됐다 . 다만 실업률은 4.1% 로 낮아져 , 단일 지표만으로 노동시장의 급격한 악화나 침체 진입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
물가 흐름도 연준의 추가 긴축 명분을 약화시키는 방향이다 .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 월 CPI (CPI) 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 . 전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 전년 상승률은 6 월 3.5% 에서 낮아졌다 .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 근원 물가의 전년 상승률도 6 월 2.6% 에서 둔화했다 . BLS 는 주거비 지수가 전월 대비 0.1% 올라 전체 CPI 상승분의 약 3 분의 2 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 다만 자가주거비와 임대료는 각각 0.3% 상승했고 , 숙박비 하락이 광의의 주거비 상승률을 낮췄다 .
생산자물가지수 (PPI) 는 7 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0.2% 상승을 밑돌았다 .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4.7% 로 6 월 5.5% 에서 하락했다 .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도 전월 대비 0.2% 올라 시장 예상치 0.3% 상승보다 낮았다 .
다만 PPI 가 곧바로 전면적인 물가 안정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 최종수요 상품 가격은 0.7% 하락했지만 서비스 가격은 0.2% 상승했다 . 식품 · 에너지 ·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PPI 는 전월 대비 0.4% 올라 6 월 0.1% 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 물가가 연준의 2% 목표에 안정적으로 수렴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
고용과 소비가 식는 가운데 CPI 는 예상에 부합하고 PPI 는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금융시장의 정책금리 전망은 추가 인상보다 동결 쪽으로 기울고 있다 . 7 월 고용 발표 전 약 55% 에 달했던 9 월 금리인상 확률은 고용 부진과 CPI 발표 이후 40% 안팎까지 낮아졌다 .
지난 7 월 FOMC 에서 연준은 benchmark interest rate를 3.50~3.75% 로 동결했다 . 당시 세 명의 위원이 추가 인상을 주장할 정도로 연준 내 매파 기류가 남아 있는 만큼 , 다음 정책 판단은 8 월 고용 · 소비 · 물가 지표가 최근의 둔화 흐름을 이어갈지에 달릴 전망이다 .
시장은 당장 금리인하가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 CPI 와 PPI 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연준의 2% 물가 목표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 다만 물가 재상승 없이 고용과 소비 둔화가 누적될 경우 정책 논의는 동결을 넘어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이동할 수 있다 .
증시에는 추가 금리인상 우려 완화가 성장주와 장기 듀레이션 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미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 없이 수요가 완만하게 식는 연착륙 경로를 이어간다면 , 물가 둔화와 금리 동결 기대는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할 수 있다 .
반대로 고용과 소비 지표의 약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인하 기대는 기업 실적 둔화 우려와 맞물릴 수 있다 . 시장은 이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지보다 미국 경제가 어느 속도로 냉각되는지 , 그리고 연준이 그 변화에 언제 대응할지를 주시할 전망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