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랩 채용 10개 직무 중 6개 관절형·양팔로봇 관련
범용 휴머노이드와 별개로 목적형 로봇 포트폴리오 확대
개발·부품·생산·서비스까지 그룹 내 로봇 생태계 구축
Hyundai Motor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운 가운데 Hyundai Motor(005380)·Kia(000270) 로보틱스랩도 자체 양팔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적인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계열사로 두고도 별도의 로봇 기술을 키우는 셈이다.
겉으로 보면 비슷한 영역에 대한 투자로 보이지만 로보틱스랩이 그동안 개발해온 제품군을 보면 적용 범위는 아틀라스보다 넓다. 아틀라스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작업환경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범용 휴머노이드를 지향한다면, 로보틱스랩은 이동·배송·웨어러블 등 특정 산업과 작업에 맞춘 로봇을 자체적으로 넓혀왔다.
Hyundai Motor그룹이 자동차에서 구축한 대량생산과 부품 공급망을 로봇 산업으로 확장하면서 하나의 로봇에 집중하기보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로봇을 확보하는 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
양팔로봇 인력 대거 채용…연구 넘어 양산까지
Hyundai Motor는 최근 로보틱스랩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모집 분야는 인지 AI(AI), 이동로봇 자율주행, 양팔 제어, 기구·전장, 품질 등 10개 직무다. 이 가운데 6개가 관절형·양팔로봇과 관련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연구개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구와 제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검증, 양산 사양 설계와 품질관리 등 제품 개발 전반에 걸쳐 인력을 확보한다. 차세대 관절형 로봇의 개발부터 실제 제품화까지 염두에 둔 인력 확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로보틱스랩은 이미 자체 로봇을 사업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다. Hyundai Motor·Kia는 지난 3월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국내 판매를 본격화했다. 물류·배송과 순찰, 광고 사이니지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별 맞춤형 상부 모듈 10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출처: Hyundai Motor Company그룹, CES 2026에서 공개한 아틀라스와 모베드 등 주요 로보틱스 제품군]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착용로봇 부문 KS 인증을 획득했다. 이 밖에도 배송로봇과 전기차 자동충전로봇(ACR) 등 다양한 목적형 로봇 기술을 축적해왔다.
아틀라스 있는데 왜 또 만들까
Hyundai Motor그룹에는 이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있다.
올해 CES 2026에서 공개된 제품형 아틀라스는 실제 산업현장 투입을 목표로 개발됐다. Hyundai Motor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시작으로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게 정리하는 시퀀싱 작업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 보다 복잡한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Hyundai Motor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룹의 글로벌 생산망을 활용한 아틀라스의 단계적 상용화를 통해 향후 수만 대 규모의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구상이다.
자체 양팔로봇 개발 확대는 Hyundai Motor그룹이 로봇의 적용 범위를 자동차 제조공장 밖으로 넓혀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아틀라스는 인간이 일하는 기존 공간에 투입돼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다. 반면 로보틱스랩은 모베드처럼 필요한 장비를 얹어 용도를 바꿀 수 있는 이동 플랫폼부터 배송·웨어러블 로봇까지 목적에 따라 형태가 다른 로봇을 개발해왔다.
새롭게 인력을 늘리는 양팔로봇 역시 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든 작업을 휴머노이드 한 종류로 해결하기보다 작업 환경과 경제성에 따라 적합한 로봇을 배치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다.
자동차처럼 로봇도 개발부터 양산·서비스까지
Hyundai Motor그룹의 목표는 개별 로봇 몇 종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룹은 CES 2026에서 로봇 개발과 학습, 검증, 부품, 생산, 물류, 운영을 연결하는 ‘그룹 밸류 네트워크’를 AI 로보틱스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에 Hyundai Motor·Kia의 제조 인프라, 현대모비스의 부품 역량, 현대글로비스의 물류·공급망을 결합하는 구조다. 완성된 로봇을 그룹 생산현장에서 먼저 검증하고 여기서 축적한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활용한 뒤 물류·에너지·건설·시설관리 등 외부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출처: Hyundai Motor Company그룹, CES 2026 엑스블 숄더·스팟 AI 키퍼 시연 모습]
로봇 판매 이후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모니터링까지 제공하는 서비스형 로봇(RaaS)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로봇을 한 번 판매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서비스 sales revenue을 확보하려는 모델이다.
Hyundai Motor그룹 입장에서 아틀라스와 자체 로봇은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현장을 겨냥한 로봇 포트폴리오에 가깝다. 자동차에서 쌓은 대량생산과 공급망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기술, 로보틱스랩의 목적형 로봇을 함께 얹는 전략이다.
다만 이 같은 미래 성장 전략이 당장 시장의 평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로봇 사업이 본격적인 수익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데다 현재로서는 완성차 업황과 관세, 환율 등 기존 사업을 둘러싼 변수가 시장의 평가에 더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자동차 회사가 로봇을 직접 개발하고 만들고 사용하는 구조로 이동하는 가운데, 로봇 사업이 실제 sales revenue과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점은 Hyundai Motor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