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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팹 앞당겼더니…추가 전력만 ‘원전 19기’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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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팹 앞당겼더니…추가 전력만 ‘원전 19기’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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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팹 완공 최대 12년 단축…2040년 전력수요 전망 26GW 이상 상향

용인 전력 공급능력 2042년까지 단계 확대…탈석탄 속 발전원·송전망 재조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을 앞당기면서 정부의 전력수요 전망도 크게 달라졌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반영한 2040년 최대전력 수요는 불과 넉 달 만에 26GW 이상 높아졌다. 현재 건설되는 APR1400급 대형 원전 19기의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원전 19기를 새로 짓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 예상에서 추가된 전력수요의 크기를 보여주는 비교다.

팹을 일찍 가동하려면 전력도 그 전에 준비돼야 한다. 발전설비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한 전기를 공장까지 가져올 송전망도 필요하다. 여기에 정부는 2040년 탈석탄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투자는 앞당겨지고 기존 발전원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풀어야 할 방정식도 복잡해졌다.


팹 완공 7~12년 앞당겼다…전력 전망도 26GW 상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8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확대와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만으로 향후 국내 전력수요가 25~30기가와트(GW)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보급과 난방의 전기화에 따른 수요 증가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이 추진하는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 일정도 크게 당겨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일반산단 최종 팹 완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각각 7년과 12년 앞당겨진다. 향후 5년 안에 국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달라진 투자계획은 국가 전력수요 전망에 곧바로 반영됐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제시된 2040년 최대전력 수요는 158.4~165.0GW다. 지난 4월 전망했던 131.8~138.2GW보다 26.6~26.8GW 높다.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에서 나왔다. 용인 클러스터 조기 준공과 호남권 클러스터 조성, 평택·청주 팹 증설 등을 반영한 반도체 분야의 2040년 계약전력 잠재량은 약 40GW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구체화된 36.8GW가 이번 전력수요 산정에 반영됐다. 지난 4월 전망과 비교하면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20.6GW, AI 데이터센터에서 7.9GW가 각각 추가됐다.

기업의 투자계획 몇 년이 달라지면서 국가가 준비해야 할 전력의 규모와 시점도 함께 움직인 것이다.


용인에만 10GW 이상…전력 공급은 2042년까지 단계 확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은 10GW 이상으로 예상된다. 한꺼번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는 일정에 맞춰 공급량도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2030년까지 산단 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인근 송전선로 보강을 통해 초기 전력을 공급한다. 2036년까지 기존 선로 용량을 추가로 확충하고, 이후 영동권과 중부권에서 생산한 전력을 끌어오는 송전망을 구축해 2042년까지 공급능력을 더 확보한다.

따라서 2042년이 돼야 용인에 전기가 들어온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건은 단계별 공급계획과 실제 팹 가동 시점이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과 전력 인프라는 투자에 필요한 시간부터 다르다. 기업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조원대 투자를 결정하고 팹 준공 시기를 수년씩 조정할 수 있다. 반면 발전소와 대규모 송전망은 부지 선정과 인허가, 주민 협의, 건설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최종 팹 완공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최대 12년 앞당겨진 만큼 전력 공급계획도 실제 공장 가동 일정에 맞춰 계속 조정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투자계획이 바뀌면 필요한 발전량뿐 아니라 언제, 어디까지 전기를 가져와야 하는지도 달라진다.


전력수요 늘고 석탄은 줄이고…발전원 구성도 다시 짠다


공급 측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일 오는 18일 '2040년 석탄발전 조기폐지 방안'을 주제로 12차 전기본 7차 정책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현재 11차 전기본에는 국내 석탄발전 61기 가운데 40기를 2038년까지 폐지·전환하는 계획이 담겨 있다. 정부가 2040년 탈석탄을 추진하면서 기존 폐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21기의 처리 방향도 새로 정해야 한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전력수요가 늘어나는데, 기존 전력 공급의 한 축이었던 석탄은 줄여야 한다. 단순히 발전설비를 더 짓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원전과 LNG 등 여러 발전원의 역할을 놓고 12차 전기본을 마련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날씨에 따른 발전량 변화를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도 함께 늘려야 한다.

원전 역시 이 과정에서 검토되는 공급원 가운데 하나다. 김성환 장관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원전을 향후 에너지믹스를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필수 요소'로 언급했다. 다만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가 논의와 공론화 등을 거쳐 12차 전기본에 반영될 예정이다.

제목의 '원전 19기'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한다. 특정 발전원으로 26GW를 채워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불과 몇 달 사이 얼마나 큰 전력수요가 추가됐는지를 보여주는 비교치다. 실제 선택지는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송전망과 저장설비까지 함께 놓고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 완공 계획은 최대 12년 앞당겨졌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능력은 204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그 사이 석탄발전은 줄어든다. 반도체 공장을 어디에 얼마나 짓느냐는 이제 그 공장에 언제, 어떤 전기를 가져올 수 있느냐와 떼어놓고 결정하기 어려워졌다.

MARKET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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