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최고치의 절반 미만…투자 다변화·자산 동결 우려 영향
제3국 수탁기관 통한 보유분은 통계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외환보유액의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움직임과 해외 자산 동결에 대한 우려가 보유 축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은행과 수탁기관에 기록된 중국 투자자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7월 기준 6180억달러로 집계됐다. 2013년 11월 기록한 최고치인 1조300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를 외환보유액 운용 전략의 변화와 미중 갈등 심화를 보여주는 흐름으로 해석했다. 양국 간 경제적·지정학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나라가 처한 경제 여건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높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부담을 안고 있다. 중국은 기록적인 무역흑자에도 성장 둔화와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중국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보유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주된 의도가 미 국채를 대량으로 매각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에 보여주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를 투자 다변화 흐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BNP파리바 증권 중국법인의 멀티에셋 투자 책임자 웨이 리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를 금과 정부기관 채권, AI(AI) 관련 주식 등으로 자산을 분산하는 세계적 추세의 일부로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 국채보다 미국 주식으로 더 많이 유입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1년간 미국 주식에 유입된 해외 자금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8%에 해당했다. 같은 기간 미 국채로 유입된 자금은 GDP의 2% 수준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제외하면, 이번 세기 들어 미국 주식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이 미 국채 유입액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공식 통계만으로 중국의 실제 미 국채 보유 규모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벨기에의 유로클리어나 룩셈부르크의 클리어스트림 등 제3국 수탁기관을 통해서도 상당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의 보유분이 통계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