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기회를 놓치고 외국인은 등 돌리는데, 금융당국의 해법은 또다시 ‘투자자 제한’인가
주식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더 이상 충격이 아닌 풍경이 되고 있다 . 911 테러 , 서브프라임 위기 , 팬데믹 때도 이 정도의 반복된 급락과 혼란은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 지금 한국 증시는 비상등이 아니라 사실상 상시 경보 체제로 들어간 모습이다 .
문제는 시장이 흔들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주가지수가 정부의 치적처럼 소비되는 사이 , 정작 国民年金公団은 리밸런싱의 골든타임을 놓치며 국민들의 노후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 반면 연초 이후 순매도로 일관한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고 , 시장 안팎에서는 한국 증시가 점점 자본시장이 아니라 카지노처럼 보인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
이 와중에 책임을 져야 할 컨트롤타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 시장 신뢰를 회복하며 , 참여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총체적 수습책을 제시해야 할 자리에선 책임 회피와 뒤늦은 땜질 대응만 반복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현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을 넘어 사회 전반의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
더 큰 문제는 금융당국과 관계부처가 내놓는 해법의 방향이다 . F4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개인별 총 투자금 20% 제한은 , 본질적 처방이라기보다 시장의 표면만 건드리는 수준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 .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는 총투자금을 늘려 사실상 제한을 우회할 수 있고 ,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는 물타기조차 어려워지는 구조라면 , 이것이 과연 공정한 규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은 이미 숫자로도 확인됐다 .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약 56 조 3000 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 특히 サムスン電子와 SK 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손실만 합쳐도 32 조원 안팎으로 계산되면서 , 시장의 과열이 얼마나 큰 후폭풍을 낳았는지가 드러났다 .
그런데도 당국의 접근은 여전히 “ 덜 사게 만들자 ” 는 데 머무는 듯하다 . 위험한 상품을 사실상 방치해 놓고 , 사후에는 개인의 투자 한도를 자르는 방식으로 문제를 정리하려 한다면 정책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
国民年金公団은 국민의 은퇴 후 보루여야 하고 , 외국인 자금은 한국 시장의 신뢰를 떠받치는 버팀목이어야 한다 . 그러나 지금은 둘 다 흔들리고 있다 . 정부가 이 위기를 숫자 관리와 땜질식 규제로 넘기려 한다면 , 잃는 것은 단순히 주가가 아니라 시장의 신뢰와 정책의 권위일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