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메리다 최대 28억7500 만달러 인수 합의…알지노믹스 mRNA 치환·올릭스 비대칭 siRNA 플랫폼 확장성 부각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초기 단계의 バイオ기업을 수십억달러에 인수하거나 후보물질을 도입하며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약 허가까지 기다리기보다 차별화된 작용기전과 후속 후보물질로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초기 인체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상 1상이라는 개발 단계만으로 수조원대 가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차별성, 적용 가능한 적응증의 범위, 후속 파이프라인 창출 가능성, 경쟁 환경과 초기 안전성·약효 데이터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메리다, 병원성 항체 제거 플랫폼 기술…릴리 최대 4조원 베팅
릴리는 지난달 31일 메리다 バイオ사이언스를 최대 28억7500만달러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대가는 선급금과 임상·허가·상업화 성과에 연동되는 조건부 마일스톤을 합산한 최대 금액이다. 거래는 규제당국 승인 등 통상적인 종결 조건을 거쳐 올해 4분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메리다는 단백질 공학 플랫폼을 바탕으로 질환을 유발하는 병원성 항체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정밀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 후보물질 MER511은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선안병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임상 1상은 그레이브스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릴리는 초기 데이터에서 MER511이 갑상선자극면역글로불린을 큰 폭으로 낮췄으며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환자 수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아 장기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은 후속 연구에서 확인돼야 한다. 이번 인수는 MER511뿐 아니라 병원성 항체가 관여하는 여러 면역·알레르기 질환으로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메리다는 식품 알레르기와 천식,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등을 겨냥한 MER769과 원발성 막성신병증 후보물질 MER683을 임상시험계획 신청을 위한 연구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켈로니아·캡스턴, in vivo CAR-T 플랫폼 기술 선점
릴리의 켈로니아 테라퓨틱스 인수도 초기 플랫폼 기술에 대한 대형 투자다. 릴리는 지난 4월 켈로니아를 최대 7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핵심 후보물질 KLN-1010은 다발골수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항-BCMA in vivo CAR-T다. 릴리는 환자 체내에서 T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유전자 전달 플랫폼 ‘iGPS’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브비도 지난해 캡스턴 테라퓨틱스를 현금 21억달러에 인수했다. 캡스턴의 CPTX2309은 B세포 매개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임상 1상 항-CD19 in vivo CAR-T다. 켈로니아가 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한다면 캡스턴은 표적 지질나노입자로 mRNA를 전달한다. 후보물질과 전달 방식은 다르지만 임상 초기 단계에서 플랫폼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バイオ기업의 기술가치를 바라보는 기준으로도 이어진다.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초기 인체 데이터로 기술의 작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알지노믹스, mRNA 치환 플랫폼 기술…릴리 계약·간암 초기 PoC
알지노믹스는 표적 RNA의 일부를 치료 기능을 지닌 RNA로 바꾸는 ‘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 플랫폼을 적용한 유전성 감각신경성 난청 치료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릴리와 글로벌 공동연구·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같은 플랫폼을 적용한 간세포암 후보물질 RZ-001에서 초기 임상 개념증명(PoC) 결과를 제시했다. 임상 1b/2a상 중간 결과에서 평가 가능한 환자 13명에게 RZ-001과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을 병용한 결과, RECIST 기준 확정 객관적반응률은 38.5%로 나타났다. mRECIST 기준 객관적반응률은 61.5%, 완전관해율은 23%였다. 평가 대상이 13명인 소규모 중간 결과인 만큼 유효성과 안전성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난청 분야에서는 글로벌 계약을 체결하고 간암에서는 초기 인체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하나의 플랫폼을 서로 다른 질환과 치료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릭스, 비대칭 siRNA 플랫폼 기술…릴리와 글로벌 계약
올릭스는 독자적인 비대칭 siRNA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MARC1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OLX75016을 대상으로 릴리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OLX75016은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과 간섬유화, 기타 심혈관·대사질환을 겨냥한 후보물질이다. 계약 체결 당시 호주 임상 1상이 진행 중이었다. 올릭스에 따르면 지난 5월 마지막 환자의 최종 방문을 마쳤으며,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는 올해 하반기 수령할 예정이다. 릴리가 최종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간 유전학에 근거한 표적과 간세포 전달 기술, 여러 대사질환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알지노믹스와 올릭스는 적용 기술과 개발 상황은 다르지만 독자적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릴리와 글로벌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지노믹스는 자체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에서 초기 PoC를 제시했고, 올릭스는 호주 임상 1상 환자 방문을 마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결과가 재현되는지, 플랫폼이 후속 후보물질과 추가 적응증으로 확장되는지가 두 회사의 기술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