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산 하이브리드 점유율 15% 제한 요구…전기차 관세 피해 수출 급증
한국차는 FTA로 무관세…중국차 견제 속 현지 생산·공급망 경쟁 부상
유럽 자동차 시장의 무역장벽이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번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매긴 뒤 중국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빠르게 늘자 유럽연합(EU)이 다시 이 통로를 막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유럽에서 중국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는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에도 새로운 변수다. 당장은 중국차의 가격 공세가 약해질 수 있지만 유럽의 보호무역이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강화로 이어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전기차 막자 하이브리드로…EU, 다시 장벽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EU는 중국 측에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유럽 시장 판매 비중을 현재 3분의 1 이상에서 약 15%로 낮추는 자율 수출 제한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하이브리드차는 2024년 10월 3800대에서 올해 7월 5만대로 10배 이상 늘었다. 2024년 중국산 배터리전기차(BEV)에 추가 관세가 부과된 뒤 하이브리드가 새로운 수출 통로로 떠오른 것이다.
EU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가 역내 업체에 불공정한 경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판단해 2024년 중국산 BEV에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최근에는 규제 대상에서 빠진 하이브리드 수입까지 급증하자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하이브리드로 몰리는 데는 유럽의 수요 변화도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U 신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는 37.3%,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9.8%를 차지했다. 둘을 합치면 47.1%다. 순수전기차 비중은 20.7%였다.
전기차 관세를 피하면서 유럽 신차 시장의 절반 가까이로 커진 하이브리드 수요까지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중국 업체들의 전략 변화와 맞물렸다.
한국차는 무관세…관건은 현지 생산
현대차·기아는 중국 업체들과 처지가 다르다. 한국과 EU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산품 관세를 철폐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붙는 상계관세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문제 삼아 별도로 도입한 조치다. 현대차·기아가 한국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차량에는 같은 추가 상계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거세다. 중국 브랜드의 EU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9%까지 올라왔다. BYD와 체리 등이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타나 전체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B세그먼트 전기차가 부족했던 점도 유럽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넓히고 있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18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의 유럽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는 점은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 부담을 일부 덜어줄 수 있다. 다만 중국차 규제가 곧바로 반사이익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이르다. BYD 등 중국 업체들도 관세 장벽을 피해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BYD는 헝가리에 승용차 공장을 구축하고 튀르키예에서도 생산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EU 역시 관세를 넘어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유럽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유럽에서 중국차와의 경쟁도 이제 가격과 차종을 넘어 생산 거점과 공급망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