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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는 왜 엔화를 샀나…40년 만의 엔저에 미·일 공동 대응

베센트는 왜 엔화를 샀나…40년 만의 엔저에 미·일 공동 대응 — Read the full institutional market analysis on MTIMES Global.

베센트는 왜 엔화를 샀나…40년 만의 엔저에 미·일 공동 대응
MTIMES Archive / Photo

미국, 일본과 2011년 이후 첫 공동 외환시장 개입

급격한 엔화 약세와 시장 쏠림 차단에 초점

장기 효과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좌우


미국이 일본과 함께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이는 이례적인 조치에 나섰다. 엔화 가치가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급격한 환율 변동을 완화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3일 외신과 양국 정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말 엔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공동 시장 개입을 실시했다. 미·일이 외환시장에서 함께 움직인 것은 2011년 주요 7개국의 공조 개입 이후 15년 만이다.

다만 2011년과 이번 개입은 방향이 반대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 직후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엔화를 매도해 상승을 억제했다. 이번에는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엔화를 매입해 추가 하락을 막았다.

엔화는 지난달 달러당 163.99엔까지 밀리며 40년 만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동 개입 이후에는 한때 달러당 155.20엔까지 반등했다.

엔화 하락 속도에 미국도 움직여

이번 개입의 직접적인 배경은 엔화 가치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빠르게 떨어졌다는 데 있다.

미국의 금리가 일본보다 높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달러 등 고금리 자산에 투자해 왔다. 일본의 낮은 실질금리와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엔화 매도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이 수입하는 원유와 원자재, 식료품의 엔화 환산 가격이 오른다. 기업의 생산비와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

환율이 짧은 기간에 한쪽 방향으로 급변하면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한 자금이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참여는 특정 환율 수준을 고정하려는 조치라기보다, 엔화 시장의 과도한 쏠림을 진정시키려는 대응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미국과 일본은 앞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지만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원칙을 확인한 바 있다.



베센트.png

베센트, 추가 개입 가능성도 열어둬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공동 개입 이후 엔화 시장에서 다시 무질서한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이 소지한 메모에는 50억~100억달러 상당의 엔화를 매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는 당시 검토된 계획 규모로, 미국 정부가 실제로 집행한 최종 매입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의 참여 규모가 일본보다 작더라도 정책적 의미는 작지 않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일본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가 엔화 약세에 베팅한 투자자들에게 경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동 개입 이후 엔화 매도 포지션이 일부 정리되면서 환율이 빠르게 반등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오래 지속되려면 외환시장 개입뿐 아니라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채 팔지 않고 달러 마련하는 방안도 거론

일본이 엔화를 사들이려면 매입 자금으로 사용할 달러가 필요하다.

일본은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한 미 국채 등 달러 자산을 팔아 달러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미 국채 매각 규모가 커지면 미국 채권시장에 매도 압력이 발생하고 장기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일본이 미 국채를 시장에 직접 팔지 않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담보로 맡긴 뒤 달러를 빌리는 방안이 활용됐다. 쉽게 말해 미 국채를 처분하지 않고 잠시 맡긴 대가로 달러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베센트 장관은 이 같은 달러 공급 장치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미 국채를 급하게 매각하지 않고도 엔화 매입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력을 넓히자는 취지다.

다만 미국 정부가 미 국채금리 방어를 공동 개입의 공식적인 단일 목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미 국채시장 안정은 이번 조치의 구조를 토대로 시장에서 제기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구분해야 한다.

지나친 엔저는 미국 기업에도 부담

엔화 약세가 미국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미국이 상황을 방치하기 어려웠던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 일본 자동차와 기계, 전자제품의 달러 환산 가격이 내려간다. 일본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미국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를 미국의 본격적인 달러 약세 정책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측은 광범위한 달러 가치 하락보다는 엔화의 과도한 변동을 억제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개입만으로 엔저 원인 해소는 어려워

미·일 공동 개입은 단기적으로 엔화의 일방적인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이 추가 대응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엔화 약세에 대한 시장의 일방적인 기대도 다소 약해졌다.

그러나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을 없애기는 어렵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유지되고 일본의 실질금리가 낮은 상태에 머무르면 엔화를 팔고 고금리 자산을 사려는 수요가 다시 커질 수 있다.

엔화의 중장기 방향은 일본은행의 금리정책과 일본 정부의 재정 운용, 미국의 통화정책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이번 개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미국의 엔화 매입은 일본을 일방적으로 지원한 조치라기보다, 급격한 환율 변동이 양국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으로 볼 수 있다.

MARKET Times

MTIMES Global Editorial Stat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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