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뼈아픈 역사의 현장이자 수많은 여성 독립투사들이 옥고를 치렀던 서대문형무소 여옥사가 최첨단 人工智能(AI)과 입체 영상(홀로그램) 기술을 만나 살아 숨 쉬는 디지털 역사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수 안경이나 헤드셋 등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도 육안으로 유관순 열사의 숨결과 생생한 표정을 마주할 수 있는 상설 전시가 시민들에게 전면 공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부터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여옥사에서 국내 독자 기술로 구현한 입체 영상(홀로그램) 상설 전시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해 온 ‘입체 영상(홀로그램) 기술 사업화 실증 지원사업’의 핵심 결실로, 역사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조명했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개성 3·1운동을 이끈 권애라·신관빈 지사, 임산부의 몸으로 만세를 외친 임명애 지사 등 수많은 여성 애국지사들이 수감되었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역사 속에 남아있는 빛바랜 흑백 사진과 희귀 사료들을 생성형 AI 알고리즘으로 정밀 복원한 뒤, 이를 고해상도 무안경 3D 홀로그램 영상으로 구현해 냈다. 관람객들은 여옥사 복도와 감방 안에서 마치 눈앞에 실제 인물이 서 있는 듯한 착시 효과와 함께 실감 나는 대화형 인터랙티브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여옥사 내 총 8개 호실은 시대적 서사와 역사적 고증에 맞춰 특색 있는 테마 공간으로 꾸며졌다. 1호실에서는 ‘여옥사의 형성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며, 2호실과 3호실에서는 각각 ‘1919년 3·1운동에 참여하는 여성들’과 ‘1920년대 여성 독립운동의 성장’ 과정을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로 입체적으로 연출했다. 이어지는 4호실에서는 ‘1급수와 4급수 수감자의 생활 비교’를 통해 일제의 가혹한 차별과 탄압을 고발하고, 5호실 ‘감옥에서의 출산’, 6호실 ‘1930년대 노동착취와 여성 노동자들의 저항’을 다룬 미디어 아트가 펼쳐진다. 특히 7호실 ‘독립운동가와의 만남’에서는 관람객이 유관순 열사 등 독립투사들과 직접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는 듯한 반응형 홀로그램이 설치되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마지막 8호실은 ‘수감 여성 독립운동가 기록과 추모’의 장으로 구성돼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상설 전시는 정부의 R&D 지원 정책과 지자체, 공공기관 및 중소 벤처기업 간 유기적 협력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2024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홀로그램 쇼룸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초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과 사업 전담 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업무협약(MOU)을 맺고 본격적인 상설 전시관 구축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4년부터 국내 유망 홀로그램 전문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성과의 시제품 제작부터 성능·품질 검증, 최소기능제품(MVP) 실증 테스트, 맞춤형 기술 컨설팅, 국내외 투자유치에 이르는 전주기 상용화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왔다. 이번 서대문형무소 전시는 이러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성장한 국내 메타버스 및 실감미디어 융합 기업들의 기술력이 공공 문화유산 분야에서 실질적인 결실을 맺은 대표적 사례다. 문화 콘텐츠 전문가들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유물 나열식 관람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시공간을 초월해 역사적 인물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새로운 K-컬처 및 디지털 헤리티지 관람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가상융합 기술이 교육과 문화, 관광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실증적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과기정통부 남철기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이번 전시는 국내 홀로그램 기업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어둠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외쳤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홀로그램을 비롯한 가상융합(XR) 산업이 문화·예술·역사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제조 등 사회 전반에서 신산업 동력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AI·홀로그램으로 유관순 열사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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