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국채 입찰 성과 들어 바이백 성공 평가
AI 투자로 기업 장기차입도 확대…정부 순이자 지출 12% 증가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조기 매입) 확대에도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를 넘어섰다. 국채 거래를 지원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와 통화정책 전망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은 남아 있다. 국채 입찰이 원활하게 진행되더라도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은 늘어날 수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41%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금리 상승을 ‘글로벌 요인’으로 설명했다. 청문회에서는 재정적자 대응 필요성도 금리에 반영돼 있다고 인정하면서, 바이백 이후 국채 입찰 성과를 근거로 매입 조치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재무부는 지난달 잔존만기 10~20년과 20~30년 구간의 국채 매입 한도를 기존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일 실시한 10~20년 구간 바이백에서는 한도를 60억달러로 정했고, 실제로는 액면가 기준 51억8700만달러를 사들였다.
베선트 장관은 바이백을 금리 상승을 억제하거나 그 속도를 늦추는 수단으로도 설명해왔다. 재무부가 밝힌 직접적인 목적은 기존 발행 국채의 거래 유동성 지원이다. 시장 참가자들에게 보유 채권을 매각할 통로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국채 금리에는 거래 여건뿐 아니라 향후 단기금리 예상과 장기간 채권을 보유하는 위험에 대한 보상도 반영된다. 매입을 확대하더라도 물가와 통화정책 전망이 바뀌면 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
물가 부담의 한 축은 원유 공급 불안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9월 단기에너지전망에서 중동의 일부 원유 수출 제약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은 미국의 8월 CPI(CPI)에도 나타났다. 미 노동통계국 집계에서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3.9% 올라 전체 CPI 월간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8월 전체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7월 0.2%에서 8월 0.3%로 높아졌다. 반면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5%에서 2.4%로 낮아져, 물가 지표가 일제히 상승 폭을 키운 것은 아니다.
이 같은 물가 흐름은 연준의 정책 판단과 연결된다. 연준은 7월 회의에서 基准利率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지만, 위원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15~16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후 발표된 물가와 고용 지표 등을 반영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장기 자금을 필요로 하는 주체는 정부만이 아니다. 人工智能(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대형 기술기업의 차입도 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3월 발표한 분석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025년 회사채 발행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발행 물량 대부분의 만기가 5년을 초과했다. 데이터센터 등 장기간 진행되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채권시장에서 확보하는 흐름이다.
기업의 회사채 발행 확대는 투자자가 소화해야 할 장기채 공급을 늘린다. 정부와 기업의 차입 수요가 함께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수요가 충분히 늘지 않으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야 할 수 있다. 바이백으로 기존 국채의 거래를 지원하더라도 이러한 자금 수요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높은 금리의 부담은 정부의 이자 지출에도 반영돼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26회계연도 첫 11개월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연방정부 순이자 지출을 1조520억달러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보다 1110억달러, 약 12% 증가한 규모다. CBO는 부채 규모 증가와 장기금리 상승이 이자 지출을 늘렸고, 단기금리 하락이 증가 폭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베선트가 내세운 입찰 성과와 금리 상승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높은 수익률은 투자자의 매수 유인이 될 수 있지만, 발행자인 정부로서는 그만큼 비싸게 돈을 빌리는 것이다. 입찰이 순조롭다는 것과 정부의 조달비용이 낮아졌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고금리의 부담은 시간을 두고 누적된다. 기존에 발행된 고정금리 국채의 표면금리는 유지되지만, 신규 발행과 만기 차환에 높은 금리가 적용되면 이자 비용이 점차 불어난다. 단기시장금리까지 다시 오를 경우 그동안 이자 지출 증가분을 일부 상쇄했던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
늘어난 이자를 세입 확대나 다른 지출 조정으로 메우지 못하면 적자가 커지고 추가 차입 필요성도 높아진다. 금리 상승세가 멈추더라도 높은 수준의 조달금리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이러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바이백의 거래 지원 효과와 별개로, 정부 재정에는 금리의 상승 속도뿐 아니라 높은 금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중요하다.







